만화 이야기
1960~1970년대 제작되었던 새마을운동 홍보만화의 핵심 줄거리를
주요 인물들의 대사를 중심으로 재구성하였으며,
만화 전문의 원문 뷰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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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돌밭길』, 이강규 씨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타인의 도움은 자신을 나약하게 만든다. 그러나 자신이 스스로를 돕는 것은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19세기 중반‘자조(self-help)’라는 개념으로 개인의 개혁을 강조한 영국의 저널리스트 새뮤얼 스마일스가 남긴 말이다. 새마을운동은 이 ‘자조’의 정신에 기반하고 있다.
1970년 정부는 전국 농어촌 3만 3천여 마을에 시멘트를 나눠주면서 ‘스스로 노력하는 마을’로 거듭날 것을 요구했다. 시멘트로 무엇을 할 것인가는 자율에 맡겼다. 대신 성과를 거둔 마을에는 정부의 후속 지원이 뒤따랐다. 그러자 이에 자극을 받은 마을들이 새마을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새마을사업 착수 3년 만에 자립마을을 이룬 경기도 포천군 가산면 우금1리. 정부가 제공한 550포의 시멘트와 철근 1톤 이외에는 주민들에게서 한 푼도 모으지 않았다. 그런데도 오히려 돈을 벌면서 환경개선까지 이어서 추진해 나갔다. 우금1리의 ‘자조’ 정신을 일깨운 것은 무엇일까. 바로 슬기롭고 헌신적인 지도자의 리더십이었다.
“까짓거 1원도 걷지 않겠소. 여러분이 협조만 해주시면
목마를 때 막걸리 마셔가며 완공할 수 있소!”
“무슨 신통술이라도 있나?”
“여러분, 우리 마을 개울에는 자갈이 무진장 묻혀 있소. 여러분은 주워 모으기만 하시오. 그걸 팔아서 공사비를 마련하겠소.”
우금천을 끼고 사는 우금리 사람들은 장마 때마다 호된 물난리를 겪었다. 이에 군청에서 다리를 놓고 제방 공사를 하라고 시멘트와 철근을 보내주었으나 부대비용은 마을 스스로 충당해야 했다. 이 비용 마련에 부담을 느낀 주민들은 공사를 포기했다. 그러자 이강규 새마을지도자는 기발한 발상을 꺼내놓았다. 개천에 널린 자갈을 내다 팔아서 공사비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개천에 나가 자갈을 모았다. 자갈을 캐어 돈도 벌고 막걸리도 마셔가며 합심하자 번듯한 ‘마치미교’*가 건설되었다. 주민들은 돈 한 푼 안 들이고도 지혜와 힘을 모으면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터득했다.
*‘마치미’란 우금리의 옛 지명으로, 부족사회 시대에 이곳에서 큰 전쟁이 있었는데 치열한 유혈전 끝에 전쟁을 마쳤다고 하여 ‘마치미’로 불렸다고 한다.
“퇴비 증산 문제로 의논 좀 하려구요. 우금1리 할당량이 461톤입니다.”
“겨우 고것뿐이요?”
“고거라뇨 다른 마을은 많다고 야단인데.”
“하하, 두고 보시오.”
마치미교(이강규 자서전) (1970년대 추정)
우금리 주민들은 풀베기 또는 나무심기 등 공동작업으로 돈을 벌어서 마을회관, 공동 목욕탕을 짓고 마을길도 확장했다. 또한 남는 자금을 모아서 신품종 작물과 한우 사육에 투자했다. 이렇게 하여 가구당 소득이 증대하자 주민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이어서 비료가 귀하니 퇴비를 증산하라는 정부의 요청이 들어오자 주민들은 할당량보다 3배 이상을 생산하여 경기도에서 우수마을로 선정되었다. 마을 협동의 결실이었다.
그 배후에는 이강규 씨의 특별한 지도력이 있었다. 그는 사범대를 졸업한 인텔리로, 서울 풍문여중 교사로 지낼 때는 학교에 다닐 수 없는 불우청소년들을 위해 구로동에서 천막교실을 운영하기도 했다. 더욱이 그는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불편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고향의 새마을사업에 헌신적이었다.
“이런 시골구석에 무슨 돈 벌 구멍이 있단 말이요?”
“둘러보면 우리 주위에 돈다발이 너저분하게 깔려 있습니다.”
이강규 씨는 마을을 발전시킬 또 다른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마을의 부존자원을 개발해서 고정적인 마을 기금을 확보하자는 것으로, 방치되어 있던 우금 저수지를 임대받아 유료 낚시터로 운영하는 사업이었다. 도시에서 낚시꾼들이 찾아오고 잉어 양식장도 운영하게 되자 더 이상 주민들은 공공사업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않아도 되었다. 개울가에 널린 자갈, 야산의 잡풀, 버려진 저수지는 마을 발전의 마중물이었다. 이제부터 우금리 주민들은 부자 마을을 향하여 팔을 걷어붙이고 소득 증대에 나섰다.
[단행본] 『사랑의 돌밭길』 (197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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