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이야기
1960~1970년대 제작되었던 새마을운동 홍보만화의 핵심 줄거리를
주요 인물들의 대사를 중심으로 재구성하였으며,
만화 전문의 원문 뷰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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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이야기
『인천항의 불개미』, 손관형 씨
3만원으로 시작한 인천제철 직장금고
현대제철의 전신인 인천제철주식회사에 직장금고가 생긴 것은 1968년이었다. 맨 처음 몇 명의 근로자가 출자금 3만 원으로 시작한 것이 8년 뒤에는 전 직원 2천여 명이 가입한 1억 2,300만 원 규모의 금고로 성장했다. 이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자 연말에는 근로자들에게 이익금 배당이 20%나 돌아갔고,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등의 목돈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대출이 가능했다.
직장금고의 성과는 1976년 공장새마을운동으로 이어졌다. 조합원이 나서서 실천한 물자 절약 운동으로 그 해에 20억 원이라는 원가를 절감했고, 76개 분임반별 열띤 토론을 거쳐 품질 개선과 효율적 생산관리가 가능해졌다. 벙어리도 말을 하게 만든다는 분임토의는 살아 있는 민주주의의 교육장이자 노사 협동의 주춧돌이었다. 이러한 혁신은 한 명의 근로자로부터 시작되었다.
공장 새마을운동으로 만성 적자를 탈피한 인천 제철(새마을 화보, 1976년)
“동료들이 직장을 떠나가고 있는데 이것이 남의 일인가?
손톱만큼이라도 의리가 있다면 형제처럼 지내던 이들을 도와야 하지 않겠나?”
“대포 한잔 안 마신 셈치고 담배 한 갑 안 산 셈치고 그 돈을 털어보자.”
“좋았어, 털었다.”
1970년 어느 날
입사 10년차인 손관형 씨는 몇몇 동료 직원들을 잔디밭에 모아놓고 열변을 토했다. 빚을 지고 회사를 떠나는 동료들이 많은데 이대로 두고 볼 것이냐, 우리가 힘을 모아서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 직장금고라는 것이 있다!
근로자의 복지 제도가 불안정했던 시대였다. 월급이야 꼬박꼬박 나왔지만 가정에 큰일이 발생하면 비싼 고리 빚을 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가족이 병에 걸렸거나, 자녀 학비를 마련하느라고 고리대금을 썼다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퇴직금을 당겨 빚을 청산하고 회사를 떠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손관형 씨와 동료들은 즉석에서 거둔 자금 3만 원으로 직장금고를 만들었다.
“더 이상 보아 넘길 수 없습니다. 당장 그 사람을 사직시키시오.”
“그건 곤란합니다. 그동안 막대한 돈이 대부되어 그 사람이 그만두면
회수가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직장금고를 정리시키시오.”
동료들은 적극적으로 조합원 가입을 제안하는 손관형 씨를 미심쩍어했다
“저 친구 목돈 만들어서 어쩌자는 거야? 저 혼자 먹자는 거 아냐?”
“도대체 뭘 믿고 돈을 맡기라는 거지?”
“손관형이 집이 얼마짜리야?”
사실 그가 그토록 열성적으로 금고 설립에 앞장선 데는 이유가 있었다. 아들이 폐렴에 걸렸을 때 병원비가 없어서 살리지 못했던 쓰라린 경험 때문이었다.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겠다는 각오로 그는 부지런히 저축했다. 동료들 사이에서 직장금고의 혜택을 본 사람이 생기면서 5년 사이에 조합원 수가 6백 명으로 늘었다. 회사 측은 당황했다. 혹시라도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세운 신협에서 금전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진단 말인가. 회사는 직장금고를 폐쇄하도록 명령했다.
“300명 간부 사원을 새마을연수원으로 보내라!”
“새마을교육 이수자와 간부 8명을 강사진으로 편성,
제 1단계로 분임장급 228명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게 좋겠습니다.”
인천제철의 금고 저축 광경(새마을 화보, 1976년)
해체 위기에 처한 직장금고를 살린 것은 1976년의 공장새마을운동이었다. 회사를 우선으로 생각하던 관리자들이 새마을지도자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난 후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심지어 인천제철 사장과 3백 명의 간부 전원이 새마을지도자연수원 교육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회사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직장금고와 공장새마을운동은 어떻게 상생의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을까? 또 직장금고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인천제철 근로자들의 복지는 얼마나 개선되었을까? 직장금고라는 씨앗을 뿌린 손관형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단행본] 『인천항의 불개미』 (19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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